상해마작 배우기 #14


상해마작 제14강 <상해마작의 기본 전략>



펑과 깡의 중요성

상해마작은 화료점에 약의 합계(배수)를 곱하는 독특한 점수 계산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료하기 위해 여타의 마작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득점을 위해 부로(츠, 펑/깡)를 하지 않고 먼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홍콩마작을 비롯한 대부분의 마작과는 달리 상해마작은 먼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순쯔는 기본 분수가 전혀 없지만 펑과 깡은 기본 분수와 기본 약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질 때 적극적으로 펑과 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반에 접어들었을 때 화료할 확률이 낮은데 절대 룽허를 당하지 않는 안전패(고립패)를 가지고 있다면 펑과 깡을 해서 기본 분수를 확보하는 것이 실리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요구패의 경우는 보이는 경우 ‘무조건 반사’처럼 펑을 습관화하는 것도 나름 차별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삼원패 풍은 무조건 4分과 기본 약 1판을 획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구패 깡은 안깡(32分)이 아니라도 16分이라는 큰 점수를 획득하기 때문에 절대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팅파이를 만들어서 영상개화를 노리는 것보다 보이는 즉시 깡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크게 도움이 됩니다. 깡을 한 경우 패자들끼리 정산을 할 때 매우 위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순쯔 계열의 약들은 가급적 멀리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핑허 또는 일기통관을 하기 위해 중장패를 집중적으로 모으는 작전은 피해야 합니다. 대부분은 화료도 못하고 기본 분수를 전혀 얻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속전속결로 화료할 확률이 매우 높지 않으면 이를 조기에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는 14개의 패로 만드는 핑허와 3개로 만드는 삼원패 펑이 어차피 같은 1판 약이기 때문입니다. 허울만 좋은 1판 약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급적 츠를 하지 말고 순쯔보다 커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반전 후반부터는 자패를 염두에 둔 팅파이를 가급적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타가들의 손패에 본인이 필요한 패들이 곱게 숨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사실상 나올 확률이 전혀 없는 사패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작에서 화료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수패들입니다. 기본 분수는 자패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만 그 수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 손패를 받았을 때 한 종류의 수패가 집중해서 들어오고 다른 종류의 수패가 4개 이하인 경우는 일색이순, 일기통관, 혼일색, 청일색 등을 1차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두 종류 또는 세 종류의 수패들이 마구 흩어져 들어오기 때문에 어떤 약을 목표로 조패를 할지 우왕좌왕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일단 수패의 숫자를 철저히 종류별로 분리해서 파악하고 시야를 확대해 자패의 수량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수패들이 크게 두 종류로 나뉠 때는 중장패가 많으면 단요구, 핑허 등의 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반대로 요구패가 많으면 전대요, 혼노두를 노려야 합니다. 수패들이 극단적으로 세 종류로 비슷하게 나뉘면 삼색동순과 삼색동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이상적인 결정입니다.


화료의 차선책, 유국

마작은 보통 4명이 참여하기 때문에 화료의 확률은 25%입니다. 하지만 무승부가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 화료 확률은 이보다 낮습니다. 상해마작은 東家 2배 지급 규정이 있어 동가일 때 이왕이면 큰 점수로 이기는 것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동가일 때 지면 점수의 2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지더라도 가급적 작은 점수를 주면서 지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동가일 때 타가의 올림패를 헌상해 룽허를 당하면 다른 사람의 점수까지 모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그 피해가 정말 막심합니다. 따라서 동가 때 화료할 확률이 낮을 것 같으면 중반 이후 과감하게 화료를 포기하고 무승부, 즉 유국을 노리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확률과 통계에 기반을 둔 철저한 수비입니다.
참고로 상해마작에서 1국당 한 사람의 평균 쯔모 횟수는 과거처럼 왕패 16개를 사용할 경우 17회, 왕패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21회입니다. 이 수치를 3으로 나눠 東家의 쯔모를 기준으로 초반, 중반, 종반으로 대국을 구분합니다.
마작은 통계적으로 초반과 종반에 비해 중반에 화료가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초반 화료는 패가 좋게 들어온 경우가 아니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반보다 종반에 화료의 횟수가 현저하게 적은 것은 후반에 접어들면서 화료의 확률이 낮은 경우 화료를 포기하고 무승부에 초점을 두고 수비에 치중하기 때문입니다.
화료에 필요한 패가 3개가 남았는데 자신의 쯔모 순서가 4회 이내가 남았으면 화료를 포기하는 것이 대형사고인 룽허를 차단하는 지름길입니다. 화료를 고민하는 대신 신속하게 손패에 안전패 3개를 확보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고수의 자세입니다.


타패 순서 – 자패, 1, 9, 2, 8…

마작에서 화료하기 위한 절대적인 비법은 없지만 지지 않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있습니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룽허를 당하지 않는 패를 버리거나 룽허를 당하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은 패를 버리는 것입니다.
대국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확률을 기반으로 한 마작의 정석이라고 널리 알려진 타패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자패와 수패를 비교하면 자패는 태생적으로 순쯔를 만들 수 없는 구조라 확률상 자패부터 버리는 것이 타패의 제1법칙입니다. 다만 고수들은 이를 역이용하기도 합니다. 한편 자패는 28개로 수패 108개에 비해 수량 면에서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자패는 객풍패 > 장풍패 > 문풍패 > 연풍패 > 삼원패 순서로 버리는 것이 정석입니다. 순서가 뒤에 있다면 앞사람들이 버렸거나 바닥(하)에 가장 많이 버려진 자패부터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약을 만들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연풍패와 삼원패는 신중하게 버려야 합니다.
다른 종류의 자패를 두이쯔로 2개씩 갖고 있는데 타가들이 이 자패들을 2개씩 버렸다면 이 두 종류의 자패로는 커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한 종류는 미련 없이 빨리 버려야 합니다. 이때 핑허 확률이 높은 손패일 경우 나머지 한 종류도 객풍패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수패는 일단 1, 9 패부터 버려야 합니다. 한쪽이 막혀 있어 순쯔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음으로 중장패에 해당하는 2~8까지의 수패를 살펴보겠습니다. 순쯔를 만들 수 있는 조합은 ‘1 2 3’, ‘2 3 4’, ‘3 4 5’, ‘4 5 6’, ‘5 6 7’, ‘6 7 8’, ‘7 8 9’ 등 7개입니다. 이를 통해 2와 8이 3~7에 비해 순쯔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9 다음에는 2, 8 수패를 버려야 합니다.
그럼 남은 3부터 7까지의 다섯 숫자 중에서 확률상 어느 패를 먼저 버려야 할까요? 언뜻 보면 9개 숫자들 중에서 5가 중심에 있으니 5에서 먼 숫자부터 버려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3과 7, 4와 6은 같은 확률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3, 7’, ‘5’, ‘4, 6’ 등 세 가지 경우로 압축됩니다. 중반 이후 간장, 변장, 양자방 등의 팅파이 상태라고 가정하고 그 확률들을 따져보겠습니다. 단치팅은 당연히 변장 등보다 화료 확률이 낮습니다.
변장은 ‘1 2’, ‘8 9’ 단 두 가지 형태로 오직 3과 7이 올림패입니다. 3과 7 이외에는 화료할 수 없습니다.
간장은 ‘1 3’, ‘2 4’, ‘3 5’, ‘4 6’, ‘5 7’, ‘6 8’, ‘7 9’ 등 7개 조합입니다. 이 중 올림패는 각각 2, 3, 4, 5, 6, 7, 8 등으로 세 가지 경우가 같은 확률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자방은 ‘2 3’, ‘3 4’, ‘4 5’, ‘5 6’, ‘6 7’, ‘7 8’ 등 총 6가지 조합입니다. 올림패는 ‘1 4’, ‘2 5’, ‘3 6’, ‘4 7’, ‘5 8’, ‘6 9’ 등으로 ‘4, 6’과 5의 확률은 같고 ‘3 7’의 확률은 한 가지 경우 수가 적습니다.
이와 같은 팅파이 상태에서는 ‘3, 7’, ‘5’, ‘4, 6’ 등 세 조합의 확률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7’이 ‘4, 6’과 5에 비해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 같지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3과 7을 중요한 패라는 의미로 특별하게 ‘요장패(要張牌)’라고 칭하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3, 4, 5, 6, 7 이 5개의 숫자는 일정한 조건의 팅파이 상태에서는 확률상 그렇게 큰 우열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손패와 타가의 버림패를 참고해 타패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의 팅파이 이전 단계는 워낙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률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종반전에는 안전패 확보가 필수

대국이 중반을 넘어서면 곧 누군가의 화료가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패를 버려야 합니다. 그 대국에서 하나도 나오지 않은 생패(生牌)를 버리면 룽허를 당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때는 반드시 안전한 패인 사패(死牌)를 찾아서 버려야 합니다. 한편 바닥(河)에 하나 이상 공개된 패를 ‘숙패(熟牌)’라고 합니다.
종반전에 돌입하면 타가의 버림패와 자신의 손패를 통해 모든 대국자들이 사패(死牌) 몇 개 정도는 가지고 있을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패들은 최소한 지지 않기 위한 보험용 패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發 패를 2개 가지고 있는데 타가들이 發 패를 2개 버렸다면 타가들은 몰라도 본인은 이 패가 단순한 숙패가 아닌 100% 사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패를 버리면 마지막 두 바퀴는 절대로 룽허를 당하지 않습니다.
수패는 사패가 될 확률이 거의 없지만 타가가 2삭과 8삭으로 바깥깡을 했다면 1삭과 9삭은 안전패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숫자의 연결 고리가 사라졌기 때문에 순쯔를 만들 수도 없지만 룽허를 당하지 않는 안전패가 된 경우입니다. 단 타가가 단치팅, 즉 머리잡기방인 경우 아주 희박한 확률로 룽허를 당할 확률은 존재합니다.
사패는 아니지만 본인의 상가(上家)가 직전에 버린 패도 안전패가 될 수 있습니다. 룽허를 당하지 않은 패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상해마작을 비롯한 중국마작에서는 본인이 버린 패가 두고두고 화근으로 작용하는 ‘진팅’ 규정이 없습니다.
진팅은 팅파이에서 화료를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으로 우리나라의 3작마작과 일본의 리치마작에는 존재하지만 상해마작에는 없는 개념이라 무엇인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알고 싶으면 <한국마작 배우기 제12강>의 진팅 규정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한국마작 배우기 제12강> 바로가기(클릭)

다만 진팅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줄기패’에 대한 개념은 여러 면을 고려할 때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줄기패는 순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양쪽(양면)의 패들을 가리킵니다. 손패가 ‘2 3’일 때 줄기패는 ‘1 또는 4’입니다. 이를 포함해 줄기패는 ‘3 4’일 때 ‘2 또는 5’, ‘4 5’일 때 ‘3 또는 6’, ‘5 6’일 때 ‘4 또는 7’, ‘6 7’일 때 ‘5 또는 8’, ‘7 8’일 때 ‘6 또는 9’ 등 총 6종입니다.
이들 6종을 비롯해 이 중에서 공통 숫자로 이어지는 ‘1-4-7’, ‘2-5-8’, ‘3-6-9’ 등 3종을 포함해 총 9종이 줄기패입니다. 이들 줄기패들은 타가의 팅파이 상태에서 룽허를 당하지 않는 하나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東家가 팅파이 상태라고 가정해 봅시다.(타가들은 모르지만 2萬, 3萬의 양자방 상태입니다. 1萬 또는 4萬으로 화료가 가능합니다.) 南家가 아슬아슬하게 5萬을 버립니다. 당연히 東家가 이 패를 룽허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西家는 ‘2-5-8’ 줄기패에 해당하는 2萬 또는 8萬을 비교적 안심하고 버릴 수가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줄기패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경우에 따라 룽허를 당하지 않는 안전패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확률을 계산해 패를 잘 버리는 사람이 마작의 진정한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쯔모는 운 또는 우연에 의한 결과지만 패를 버리는 것은 찰나의 순간에서도 빛을 발하는 냉정한 분석에 따른 결과여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한 패는 있기 때문입니다.




도중 유국

마작의 무승부를 통틀어 ‘유국(流局, 류쥐, liú jú)’, ‘평국(平局, 핑쥐, píngjú)’, ‘화국(和局, 허쥐, hé//jú)’ 등이라고 합니다. 영어는 ‘Draw’ 또는 ‘Wash out’이라고 합니다. 패산에서 쯔모할 패가 없는데 누구도 화료하지 못한 경우는 ‘황패(荒牌, 황파이, huāngpái)’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대국 중에 특별한 상황이 발생해 유국이 성립한 경우를 ‘도중유국(途中流局, 투종 류쥐 túzhōng liú jú)’이라고 합니다. 도중유국의 일반적인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

○ 9종 요구패(九種幺九牌)

배패 후 첫 쯔모까지 14개의 손패 중에서 9개 이상의 요구패(귀족패)가 있을 때 유국이 성립합니다. 같은 패 2개는 2개로 계산합니다. 단 츠, 펑/깡을 한 경우 유국이 성립하지 않고, 13요구(국사무쌍)에 도전할 경우 대국을 계속 진행해도 됩니다. 東家의 유국은 윤장, 동가 외 객가 3인의 유국은 연장됩니다. 9종 요구패의 정식 명칭은 ‘구종요구패도패(九種么九牌倒牌)’입니다. 도패(倒牌)는 “판을 뒤집는다.”라는 뜻입니다. ‘9종 9패’라고도 하고 영어는 ‘9 Major Tiles’입니다. 아래 손패의 경우 요구패는 10개입니다.

○ 사풍연타(四風連打, 쓰펑롄다, sìfēngliándǎ)

배패 후 첫 바퀴에서 즉, 시작하면서 4명 모두 같은 바람패를 버리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4연속 東 패. 중간에 츠, 펑/깡이 있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4 Consecutive Winds.

○ 삼가화(三家和, 싼자허, sānjiā hé)

로컬룰. 하나의 패로 3명이 동시에 룽허를 하는 상황입니다. 단, 삼가화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패를 버린 사람의 오른쪽 사람(下家)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 Triple Wins.




마치며

상해마작의 마지막 강은 예의에 대한 부분입니다. 마작을 즐기는 사람보다 예의 있게 마작을 하는 사람이 더 환영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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