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작 배우기 #6


마작 세계 만들기 – 산과 강에 부는 바람


마작은 보통 4명의 작사(雀士)들이 같이 마작 패로 산을 쌓고, 그 패산에서 ‘東家’는 14개의 패를 가지고 오고, ‘南家’ ‘西家’ ‘北家’는 각각 13개의 패를 순서대로 가지고 오면서 대국이 시작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공정과 예의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사고와 삼라만상의 변화에 겸손해야 한다는 그들의 세계관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마작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잘 숙지해야 하겠습니다.

마작의 유일한 단점(?)은 일단 시작하면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대국을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반다리 자세로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건강을 위해 의자와 정사각형 탁자를 사용해 편하게 마작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패를 쌓고 나누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이 아깝다면 전자동 마작 탁자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석의 원리로 패를 섞고 쌓는 이러한 자동 마작 기계들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절차가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끝이 납니다. 초보자들의 경우 약 3~4분, 고수들도 약 1~2분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당히 고가라 국내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으나 요즘은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이 ‘직접 구매’ 형태로 속속 수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1970년대부터 반자동 방식의 마작 탁자가 등장했습니다. 이어 1988년부터 전자동 마작 탁자가 본격적으로 개발·시판되기 시작하고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노래방만큼 많은 ‘마작클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가정집에서도 심심찮게 전자동 마작 기계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등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산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❶ 방위(방향) 정하기


우리나라의 경우 네 방향을 일컫을 때 ‘동서남북’이라고 표현하지만 마작의 종주국인 중국은 이를 ‘동남서북’ 순서로 다르게 지칭합니다. 마작에서는 첫 번째 순서의 사람 또는 승자를 동(東)이라고 합니다. 東은 우리나라 화투에서의 선(先)과 같은 개념인데 동가(東家), 東바람, 東자리 등으로 호칭합니다. ‘기가(起家)’라고도 합니다.
東을 기준으로 타가(他家)들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각각 ‘南家’, ‘西家’, ‘北家’ 등으로 부릅니다. 東과 마찬가지로 바람, 자리 등으로 호칭해도 됩니다. 본인의 바람을 자풍(自風), 타가들의 바람을 통틀어 ‘객풍(客風)’이라고 합니다. 마작에서는 본인뿐만 아니라 타가들의 바람도 역시 그들의 역이 되기 때문에 모든 바람을 항상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각 바람들을 정확하게 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마작세트에는 ‘東’이라고 쓴 큰 주사위 또는 플라스틱 ‘패찰’이 있습니다. 이것을 대국마다 항상 사용해야 합니다. 없을 경우 눈에 띄는 물건을 대용품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참고로 각 바람들이 자신의 바람에 해당하는 자패 즉 東, 南, 西, 北 패 중에서 같은 패 3개 또는 4개를 갖고 있으면 1점 기본 역인 ‘자풍패(自風牌)’입니다. 펑이나 깡을 했어도 무조건 1점입니다. 예를 들면 南家가 南 패 3개를 손패로 가지고 있거나 펑 또는 깡을 해서 南 패 3개 또는 4개를 만든 경우입니다.

지금부터 실제 대국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4명이 각각 자리에 앉은 후 먼저 임시 東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임시 東, 즉 가동(假東)을 결정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연장자가 임시 동이 된다. 둘째, 주사위를 던져 가장 높은 수가 나온 사람이 임시 동이 된다. 셋째, 東, 南, 西, 北 패 1개씩 또는 2개씩을 뒤집은 후 안 보이게 섞고 각자 하나씩 패를 선택해 東을 고른 사람이 임시 東이 된다.
이렇게 東家가 정해지면 이 東을 기준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각각 ‘南家’, ‘西家’, ‘北家’가 됩니다. 이러한 임시 東 정하기는 단 한 번으로 끝이 나고 다시 되풀이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확정된 최초의 東을 ‘진동(眞東)’이라고 합니다.


❷ 패 섞기 및 패산 쌓기


4명 모두의 방향이 정해지면 모든 패를 뒤집어 골고루 섞어줍니다. 원칙은 모두 참여해야 하지만 너무 복잡하니 두 사람씩 돌아가면서 몇 번 되풀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이를 씻을 ‘세’ 자를 써 세패(洗牌)라고 합니다. 이때 좀 소음이 나기도 하는데 이게 참새들이 짹짹거리는 것 같다는 바로 그 소리입니다. 자동 마작 탁자를 쓰면 이런 쏠쏠한 재미는 누릴 수 없습니다.
패를 섞은 후에는 패산을 쌓아야 합니다. 패 쌓기의 핵심은 전체 104개의 패를 4명이 공평하게 나누어 쌓는다는 것입니다. 104개의 패를 4로 나누면 26이 됩니다. 이를 2단으로 본인 앞에 쌓아 아래 그림처럼 동남서북 각 13개의 패산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패 쌓기의 정석입니다.
이때 패를 쌓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하나를 소개합니다.

  1. 양손을 사용해 5개의 패를 가져와 본인 앞 가운데에 일렬로 놓는다.(5개)
  2. 다시 5개의 패를 가져와 그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10개)
  3. 왼손과 오른손으로 각각 2개의 패를 위 아래로 한꺼번에 잡고 기존 패산의 양쪽에 붙여 놓는다.(14개)
  4. 3의 과정을 3번 되풀이 한다.(4 × 3 =12. 각자 2단 13줄 26개의 패산)

이 과정에서 패가 실수로 단 1개라도 공개되면 다시 전체 패를 섞어야 합니다. 또한 자신 앞의 패산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전체적으로 정사각형 모양을 만들기 위해 위치를 적당히 옮겨줘야 합니다. 이때는 양손 새끼 손가락으로 패산의 양쪽을 지지하면서 패들을 잡고 패들의 중심 쪽으로 힘을 주면서 패들을 조심스럽게 옮기면 됩니다.
이 동작을 여러 번 연습해 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패를 빨리 쌓는 지름길입니다. 이 동작이 익숙해지면 다음엔 한 줄로 된 13개 또는 14개의 패들을 한꺼번에 들어, 공개하고, 옮기는 동작 등을 습득해야 합니다. 요령은 동일한데, 이때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고리 모양을 만들어 패들의 끝을 잡고 중앙으로 밀면서 가볍게 힘을 주면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패산이 완성되었습니다. 패산 중에서 본인이 쌓은 패산을 ‘섬돌패’라고 합니다. 섬돌패와 대국자 사이에는 본인의 패를 놓을 적당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각자의 패를 나누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❸ 패 나누기


패를 나누는 방법도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소개합니다. 패를 나눌 때는 주사위 2개를 사용합니다. 주사위가 1개밖에 없으면 두 번 던지면 됩니다. 임시 東이 정사각형 모양의 패산 안으로 주사위 2개를 살짝 던집니다. 그 두 숫자의 합이 패를 가져오는 기준점이 됩니다. 숫자의 합계에 따라 결정되는 각 바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그림을 예로 설명하겠습니다. 東이 2개의 주사위를 던져 합계가 6이 나왔습니다. 이 경우 東을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인 동남서북의 순서에 따라 6번째인 南家의 패산에서 패를 나누게 됩니다. 그 기준점은 남가의 오른쪽 끝에 있는 패들이 됩니다. 여기서부터 주사위 숫자의 합인 6번째까지의 패들은 패산으로 남게 됩니다.
다음은 패를 나누는 기준점이 된 南家가 다시 주사위를 던질 권리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합계 5가 나왔습니다. 패산으로 남겨진 6번째까지의 패들 다음의 7번째 패들부터 5칸 뒤에 있는 11번째까지의 패들이 추가적으로 패산으로 남겨집니다. 이제 그다음 패 즉 12번째 패부터 패를 나눠 가지면 됩니다.
가장 먼저 東家가 4개의 패를 가져옵니다. 다음은 南家, 西家, 北家 순으로 4개씩 패를 가져옵니다. 이 과정을 두 번 더 되풀이 하면 모든 바람이 12개씩의 패를 가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東家가 2개의 패를 가지고 오고 南家, 西家, 北家 순으로 각 1개씩 패를 더 가져오면 다소 길었던 패 섞기 및 나누기가 종료됩니다. 드디어 東家가 패를 하나 버리면서 대국이 시작됩니다. 東家가 패를 1개 더 가져오는 것은 쯔모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東家가 패를 버리면 다음 차례인 南家는 패를 가지고 왔던 패산 쪽에 있는 첫패를 가지고 오면 됩니다. 그패의 반대편에 있는 마지막 상단패를 ‘영상패’라고 합니다. 꽃패를 쯔모했거나 깡을 했을 경우 이 영상패를 가지고 오면 됩니다.

패를 나누어 가지고 나면 패산의 모양은 위의 그림처럼 됩니다. 대국이 시작되기 전에 가급적 빨리 자신의 손패를 세로로 놓고 같은 모양의 패끼리 정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수패, 통수패, 자패 순으로 배열을 하는데 고수들은 패를 가지고 온 순서대로 그냥 나열만 합니다.
한편, 패들을 정리하는데 운이 좋게 꽃패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꽃패 하나는 부가 점수(판수) 1점입니다. 이 경우 꽃패가 들어왔다고 고지하고, 꽃패를 공개한 후 오른쪽 적당한 곳에 패가 보이게 눕혀 놓으면 됩니다. 패가 하나 없어졌기 때문에 패를 보충해야 하는데 깡을 한 것처럼 반드시 영상패를 가져와야 합니다. 대국 중에 꽃이 들어오면 바로 공개하고 역시 영상패를 가져오면 됩니다.

위와 같은 과정은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몇 번만 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방법은 일반적인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제성은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정하게 패를 나누는 것이 패산 쌓기 및 패 나누기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패를 쌓고 나누는 과정이 복잡한 것 같지만 하다 보면 손이 자연스럽게 기억할 것입니다. 7편에서는 실제 대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약식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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