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의 양대 축, 멘젠(門前)과 푸러우(副露)
바둑을 비롯한 여타의 보드게임과 비교했을 때 마작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필요한 경우, 타가(他家)가 버린 패를 가져와 멘쯔(밍커 또는 슌쯔) 또는 깡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타가(他家)의 버림패를 가져 오는 행위를 ‘푸러우(副露)’라고 합니다. 단, 마지막 버림패는 어떤 경우도 푸러우를 할 수 없습니다.
푸러우는 ‘부로’, ‘후로’, ‘나키’, ‘시카케’, ‘쿠이’ 등 여러 명칭으로 부릅니다. 보통 일본 식으로 ‘울다(울기)’ 또는 ‘부르다(부르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영어는 ‘Shown tiles’로 번역이 됩니다. 푸러우에는 ‘치(吃)’, ‘펑(碰)’. ‘깡(槓)’ 등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한국마작에서는 삭수패를 쓰지 않아 다른 마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가 적기 때문에 왼쪽 타가(他家)가 버린 패로 슌츠를 만드는 치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세 명이 마작을 할 경우 치를 인정하지 않는 ‘로컬룰’도 있습니다. 이는 치를 하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슌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을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푸러우와 상반되는 개념이 바로 그 유명한 ‘멘젠(門前)’입니다. 멘젠은 ‘門前淸’이라고도 합니다. 멘젠은 타가(他家)가 버린 패를 단 하나도 가져오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즉 치, 펑, 깡 등을 하지 않고 승부가 결정될 때까지 본인이 가진 손패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멘젠 상태에서 펑이나 깡을 한 경우 멘젠이 “깨졌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멘젠 상태를 유지하고 화료한 경우 기본 점수 1점(1판)이 부여됩니다. 특히 멘젠 상태가 유지되어야 성립되는 역도 있으니 신중하게 펑 또는 깡을 해야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1점짜리 기본 역 두 개로 빨리 화료하기 위해 펑, 깡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선부로(先副露)’라고 합니다. 마작은 멘젠을 유지하느냐 선부로를 하느냐, 항상 그것이 문제입니다.
푸러우(副露) – 치, 펑, 깡 등 3종
푸러우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마작의 진행 방법과 순서를 우선 대강이라도 알아야 합니다. 마작은 보통 4명이 각자의 자리를 정하고 자신의 앞에 일정한 개수의 패를 쌓는 것에서 대국이 시작됩니다. 이때 쌓은 패를 ‘산(山)’ 또는 ‘패산(牌山)’, ‘공동패’, ‘중앙패’, ‘벽패(壁牌)’ 등으로 호칭합니다. 중국은 ‘비파이(壁牌)’라고 합니다.
이후 주사위를 사용해 패산에서 선(先)은 14개의 패를 가지고 오고 나머지 3명은 13개의 패를 가져와 다른 사람들에게 패를 안 보이게 배열하면서 대국이 시작됩니다. 패산과 각자 패들 사이의 공간은 ‘강(江)’을 뜻하는 ‘하(河)’라고 합니다.
마작에서는 대국을 시작하는 선을 ‘동(東)’이라고 호칭합니다. ‘동자리’, ‘동바람’이라고도 합니다. 나머지 세 사람들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남(南)’, ‘서(西)’, ‘북(北)’으로 각각 호칭하면 됩니다. 동처럼 ‘남자리’, ‘남바람’ 등으로 불러도 됩니다. 본인을 기준으로 왼쪽에 앉은 사람을 ‘상가(上家)’, 오른쪽에 앉은 사람을 ‘하가(下家)’,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대면(大面)’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각 바람들이 패산에서 패를 가져오는 순서도 시계 반대 방향입니다.
동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타가들보다 1개 더 많은 14개의 패를 가져왔기 때문에 패를 버리면서 대국이 시작됩니다. 펑이나 깡이 없으면 다음 순서인 남바람, 서바람, 북바람이 차례대로 패산에서 패를 가져오고 필요 없는 패를 버리게 됩니다. 이 네 번의 과정을 ‘한 바퀴’라고 합니다. 역을 완성하거나 패산에서 패가 모두 없어질 때까지 이 과정이 계속 되풀이됩니다.
이때 패를 가져오는 행위를 ‘쯔모(自摸)’ 또는 ‘쓰무’라고 합니다. 일본어로는 ‘츠모’, 영어로는 ‘Draw’, ‘Self draw’, ‘tsumo’ 등으로 표현합니다. 한편, 쯔모 또는 타패를 할 때 한 손만 사용하는 것이 마작의 가장 기본적인 매너입니다. 쯔모 후 또는 펑 등을 하고 패를 정리할 때는 양손으로 해도 됩니다.
- 포진(布陣) 방법
패를 나눈 이후 신속하게 자신의 손패를 한 줄로 가지런히 정리해야 합니다. 이때 패들의 뒷면이 타가를 향하게 하면 됩니다. 이를 군대의 진영에 빗대 ‘포진’이라고 합니다. 포진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패는 자패끼리 수패는 같은 종류의 수패끼리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상당한 경지에 오른 분들은 패를 받은 순서대로 그저 배열하기만 합니다. 이는 멋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포진에 따른 자신의 습관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고도의 전략입니다. 머리 속으로 포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포진 방법은 아래의 그림처럼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을 고집하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他家의 패를 유추 또는 추리할 수 있으니 진영을 바꿔가면서 대국을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화료 시에는 타가들이 한눈에 보기 편하게 패들을 공개해야 합니다.



❶ 치(Chow) – 한국마작에서는 인정하지 않음
치(吃)는 본인의 왼쪽에 앉은 사람, 즉 상가(上家)가 버린 패로 슌쯔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만수패 ‘1, 2’를 가지고 있는데 상가에서 3만 패를 버릴 때 치를 선언하면서 이 패를 가지고 와 슌츠를 만드는 것입니다. ‘2, 3’ 패를 가지고 있을 때 1, ‘1, 3’ 패를 가지고 있을 때 2로 슌츠를 만드는 것입니다.
치는 영어로 ‘a Chow(Chows)’라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치를 하나의 동작으로 취급해 슌츠와 구분하지만 미국은 그 동작과 슌츠 두 가지를 ‘Chow’로 같이 표현합니다. 다만 필요시 본인이 스스로 만든 슌츠를 ‘a Pure Chow(Pure chows)’라고 구분합니다.

한국마작에서는 인정하지 않지만 마작의 기본 원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치에 대해서 보충 설명을 합니다. 치는 다시 강조하지만 오직 상가가 버린 패로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바람이 버린 패로 치를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남바람 뿐입니다. 같은 원리로 남바람의 버림패를 치로 가져갈 수 있는 건 당연히 서바람 뿐입니다.
치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면 대화하듯이 ‘치’라고 선언한 후 아래의 그림처럼 타가가 버린 패를 가로로 눕혀 치를 했다는 표시를 해줍니다. 치는 사실상 쯔모처럼 새로운 패를 가지고 온 것이기 때문에 역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 패를 하나 꼭 버려야 합니다.
한국마작에서는 치와 펑이 동시에 나올 수 없지만 한국마작을 제외한 마작은 치와 펑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쯔모 순서와 상관 없이 펑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

❷ 펑(Pong)
펑(碰)은 ‘풍(Pung)’, ‘퐁’ 등으로 호칭합니다. 펑은 손패로 같은 패 2개를 가진 상태에서 타가가 버린 패를 가져와 밍커를 만드는 것입니다. 동바람의 버림패로 조건이 되면 남바람, 서바람, 북바람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동바람의 버림패를 북바람이 펑을 한 경우 남바람, 서바람의 순서는 무시되어 패를 가져올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게 됩니다.
동바람의 버림패로 다음 순서인 남바람이 펑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만 멘젠을 깨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펑을 안 해도 됩니다. 이때 펑을 할지 말지 전략적으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대국 전에 펑을 선언하는 대기 시간을 3초 또는 5초 정도로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마작의 예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펑을 선언한 경우 사실상 쯔모처럼 새로운 패를 가지고 온 것이기 때문에 역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 패를 하나 꼭 버려야 합니다. 그 이후 쯔모를 해야 하는 다음 차례는 당연히 펑을 한 사람의 오른쪽 사람입니다.
펑을 한 후에는 어느 타가의 패로 펑을 했는지 꼭 표시를 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각각 상가, 하가, 대면의 패로 펑을 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❸ 깡(Kong) – 안깡, 밍깡 등 2종
깡은 마작을 배우는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개념입니다. 깡을 선언한 이후에는 패를 가져오는 순서와는 다르게 패산의 반대쪽에서 패를 쯔모해야 합니다. 이것은 오로지 깡을 위한 특별한 규칙인데 이 패를 ‘영상패(岭上牌)’라고 합니다. ‘린샹파이’라고 발음하는데 일본은 한자가 다른 ‘영상패(嶺上牌)’로 표기합니다.
깡을 한 이후에 패를 완성하지 못했으면 패를 하나 버려야 합니다. 그 이후에 쯔모를 해야 하는 다음 차례는 당연히 깡을 한 사람의 오른쪽 사람입니다. 타가들이 펑과 깡을 연속으로 하는 경우 한두 바퀴는 쯔모를 못하고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가. 안깡(暗槓)
안깡은 자가(自家) 스스로 한 종류의 패 4개를 모두 모은 것을 말합니다. 이 상태에서 패 하나로 역을 만들 수 있는 경우 본인의 순서 어느 때나 안깡을 선언할 수 있고 끝까지 안깡을 선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안깡을 선언한 후 영상패를 가져와야 하고 역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 당연히 패 하나를 버려야 합니다.
대국 중에 안깡을 선언할 경우 깡이라고 말하고 아래의 그림처럼 표시를 해야 합니다. 안깡은 깡 중에서 유일하게 깡을 선언해도 멘젠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해 줍니다. 이것 역시 안깡만의 예외적인 특혜입니다.

나. 밍깡(明槓) – 다이밍깡, 샤오밍깡 등 2종
다이밍깡은 형태가 단순해서 바로 이해할 수 있지만 샤오밍깡은 깡 중에서도 가장 신경써야 할 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중급자들도 대국 중에 실수로 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깡입니다. 밍깡 2종은 펑처럼 멘젠 상태가 깨진 것입니다.
(1)다이밍깡(大明槓)
다이밍깡은 손패로 같은 패 3개, 즉 안커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타가가 나머지 하나의 패를 버린 경우 이 패를 가져와 깡쯔를 만드는 것입니다. 패가 4개지만 기본적으로 밍커로 취급하면 됩니다.

깡을 선언한 경우 사실상 쯔모처럼 새로운 패를 가지고 온 것이기 때문에 역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 패를 하나 꼭 버려야 합니다. 깡을 선언한 직후 펑과 마찬가지로 어느 타가의 버림패로 깡을 했는지 꼭 표시를 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각각 상가, 하가, 대면의 패로 깡을 한 상태를 표시합니다.

(2)샤오밍깡(小明槓)
샤오밍깡은 이전에 펑을 한 상태에서 새롭게 쯔모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펑의 하나 남은 패가 들어와 깡을 선언하는 경우입니다. 펑이 깡으로 진화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른 깡들처럼 역시 영상패를 갖고 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샤오밍깡을 선언한 경우에도 역을 완성하지 못하면 패를 하나 꼭 버려야 합니다. 이때도 깡을 했다는 표시를 해야 하는데 기존의 펑을 한 패 위에 패를 눕혀 놓아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상가, 하가, 대면의 패로 펑을 한 이후 샤오밍깡을 한 상태입니다.

샤오밍깡을 선언할 조건이 되었어도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 없는 패를 버리고 다음 순서에서 샤오밍깡을 선언해도 됩니다. 다만 자신의 손패만 너무 집중한 탓에 펑을 한 사실을 잊고 샤오밍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으니 이 점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위의 그림처럼 깡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됐는데 南 패를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패는 한 번 버리면 이를 다시 회수할 수 없습니다.
- 쯔모, 펑, 깡의 에티켓
1. 패를 쯔모한 이후 필요 없는 패를 가급적 신속하게 버리는 것이 빠른 대국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쯔모한 패를 손에 잡고 장고하지 말고 손패 위에 가로로 올려 놓고 전체 손패를 같이 보면 빠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2. 뻥 또는 깡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에 대한 실행 여부가 고민이 되는 경우에는 재빨리 “대기”, “잠깐” 등의 말로 타가의 쯔모를 잠시 중단시켜야 합니다. 이때 3~5초 정도 시간을 주는 것이 기본 예의입니다. 다만 대기를 요청한 후 펑 또는 깡을 하지 않을 경우 같은 패를 2개 또는 3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니 좋은 작전은 아닙니다.
3. 타가가 쯔모를 했거나 패산을 만진 이후에는 펑 또는 깡을 할 수 없습니다. 쯔모를 하는 과정까지는 펑 또는 깡을 인정해 주지만 이러한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마치며
아직은 ‘깡’이 특히 어려울 것입니다. 5편에서는 역을 만들기 전 단계인 ‘팅파이’에 대해 강의를 이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