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서 꼭 알아야 할 사항
4. 지지 않는 요령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 모든 게임과 스포츠에서 ‘금과옥조’로 인정받는 말입니다. 몇 번을 들어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언이지만 마작에서는 일단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 합니다. “마작에서 최선의 수비는 수비 그 자체다.”
마작은 4명이 대국을 하기 때문에 승리하는 사람은 한 명이고 패배하는 사람들은 세 명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하면 승리하는 사람도 한 명이고 패배하는 사람도 단 한 명일 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쯔모 화료의 경우고, 후자는 론 화료의 경우입니다. 쯔모 화료는 3명 모두에게, 론 화료의 경우 쏘임을 당한 1명에게만 역에 따른 점수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승리를 할 경우 쯔모 화료가 론 화료보다 3배 많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같은 화료라도 이왕이면 쯔모 화료가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승리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지만 승리하지 못했을 때는 무려 네 가지의 경우가 존재합니다.
- 유국
- 타가가 쏘인 경우
- 타가의 쯔모 화료
- 자신이 쏘인 경우
이처럼 마작은 승리할 확률보다 무승부를 포함해 승리하지 못할 확률이 2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작에서 수비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러한 네 가지 경우 중에서 가장 좋은 경우는 당연히 유국입니다. 대국 중에 쯔모 횟수가 10회를 넘었는데 팅파이조차 만들지 못했다면 그 판은 화료를 포기하고 유국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한편 東家의 쯔모를 기준으로 1회부터 4회까지는 초반, 5회부터 9회까지는 중반, 10회 이후는 후반으로 분류합니다.
2번의 ‘타가가 쏘인 경우’도 이기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유국과 같은 결과입니다. 3번과 4번의 경우 결과적으로는 같은 점수를 승자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기세, 심리적인 요인 등 여러 가지를 감안했을 때 더 안 좋은 것은 결국 4번입니다. 버림패 선택에 대한 후회 등 후유증이 생각보다 길게 남기 때문입니다.
마작은 통계적으로 초반과 후반에 비해 중간에 화료가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초반 화료는 패가 좋게 들어온 경우가 아니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닙니다. 후반보다 중반에 화료가 더 많은 이유는 후반에 접어들어 확률을 계산해보니 화료가 어려운 경우 무승부에 초점을 두고 수비에 치중하기 때문입니다.
화료에 필요한 패가 3개가 남았는데 자신의 쯔모 순서가 3회밖에 안 남았으면 화료를 포기하는 것이 수학적인 현명한 사고입니다. 재빨리 안전한 사패가 3개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타패는 자패, 1, 9, 2, 8 수패 순서로
이기기 위한 절대적인 방법은 없지만 지지 않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바로 쏘임을 당하지 않는 패를 버리거나 쏘임을 당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패를 버리는 것입니다.
마작은 사실 통계와 확률에 기반한 수학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손패와 타가들의 버림패를 통해 그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패와 위험한 패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는 것이 마작에서 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확률을 기반으로 한 일반적인 타패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자패와 수패를 비교하면 자패는 슌츠를 만들 수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확률을 고려할 필요 없이 자패부터 버리는 것이 타패의 일반적인 정석입니다. 한편 자패는 28개로 수패 72개에 비해 수량 면에서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자패는 객풍패 > 장풍패 > 문풍패 > 삼원패 순서로 버리는 것이 정석입니다. 쯔모 차례가 뒤라면 바닥(하)에 가장 많이 버려진 자패부터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연풍이 적용되면 연풍패를 가장 늦게 버려야 합니다.
같은 자패를 2개씩 갖고 있는데 타가들이 이 자패들을 2개씩 버렸다면 이 두 종류의 자패로는 커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한 종류는 미련 없이 빨리 버려야 합니다. 핑허 확률이 높은 손패일 경우 나머지 한 종류도 객풍패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수패는 일단 1, 9 패부터 버려야 합니다. 한쪽이 막혀 있어 슌츠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음으로 중장패에 해당하는 2~8까지의 수패를 살펴보겠습니다. 슌츠를 만들 수 있는 조합은 ‘1 2 3’, ‘2 3 4’, ‘3 4 5’, ‘4 5 6’, ‘5 6 7’, ‘6 7 8’, ‘7 8 9’ 등 7개입니다. 이를 통해 2와 8이 3~7에 비해 슌쯔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9 다음에는 2, 8을 버려야 합니다.
그럼 남은 3부터 7까지의 다섯 숫자 중에서 확률상 어느 패를 먼저 버려야 할까요? 언뜻 보면 9개 숫자들의 가운데 있는 5가 가장 중요하니 5에서 먼 숫자부터 버려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3과 7, 4와 6은 같은 확률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3, 7’, ‘5’, ‘4, 6’ 등 세 가지 경우로 압축됩니다. 중반 이후 타가 또는 타가들의 수패 팅파이가 간짱, 변짱. 양자 방 등의 상태라고 가정하고 그 확률들을 따져보겠습니다. 단기 대기 등은 당연히 같은 확률입니다.
변짱 방은 ‘1 2’, ‘8 9’ 단 두 가지 형태로 오직 3과 7이 올림패입니다. 3과 7 이외에는 화료할 수 없습니다.
간짱 방은 ‘1 3’, ‘2 4’, ‘3 5’, ‘4 6’, ‘5 7’, ‘6 8’, ‘7 9’ 등 7개 조합입니다. 이 중 올림패는 각각 2, 3, 4, 5, 6, 7, 8 등으로 세 가지 경우가 같은 확률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자 방은 ‘2 3’, ‘3 4’, ‘4 5’, ‘5 6’, ‘6 7’, ‘7 8’ 등 총 6가지 조합입니다. 올림패는 ‘1 4’, ‘2 5’, ‘3 6’, ‘4 7’, ‘5 8’, ‘6 9’ 등으로 ‘4, 6’과 5의 확률은 같고 ‘3 7’의 확률은 한 가지 경우 수가 적습니다.
이와 같은 팅파이 상태에서는 ‘3, 7’, ‘5’, ‘4, 6’ 등 세 경우의 확률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7’이 ‘4, 6’과 5에 비해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 같지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3과 7을 중요한 패라는 의미로 ‘요장패(要張牌)’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3, 4, 5, 6, 7 이 5개의 숫자는 일정한 조건의 팅파이 상태에서는 확률상 그렇게 큰 우열이 없으니 자신의 손패와 타가의 버림패를 참고해 타패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팅파이 이전 단계에서는 워낙 다양한 조합이 있기 때문에 확률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후반전에는 무조건 사패를 버려야
東家가 10번째 쯔모를 한 이후, 즉 대국이 후반전에 들어서면 곧 누군가의 화료가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특히 신중하게 패를 버려야 합니다. 그 대국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은 생패(生牌)를 버리면 십중팔구 쏘임을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반드시 사패(死牌)를 버려야 합니다. 한편 바닥(河)에 하나 이상 공개된 패를 ‘숙패(熟牌)’라고 합니다.
이 정도 대국이 진행되면 타가의 버림패와 자신의 손패를 통해 모든 대국자들이 사패(死牌) 몇 개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최소한 지지 않기 위한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發 패를 2개 가지고 있는데 타가가 發 패를 2개 버렸다면 타가들은 몰라도 본인은 이 패가 사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패를 버리면 마지막 두 바퀴, 즉 12바퀴, 13바퀴를 절대로 쏘이지 않게 됩니다.
수패는 사패가 될 확률이 거의 없지만 타가가 2와 8패를 바깥깡을 하면 1과 9패가 안전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닥에 1과 9패가 2개씩 버려진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연결 고리가 사라졌기 때문에 슌츠를 만들 수도 없지만 쏘임을 당하지 않는 안전패가 된 경우입니다. 단 머리잡기 방인 경우 아주 희박한 확률로 쏘일 수는 있습니다.
사패는 아니지만 본인의 상가(上家)가 직전에 버린 패도 안전패가 될 수 있습니다. 타가가 엎어를 선언할 때 공개한 패도 경우에 따라 100%는 아니지만 안전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패를 잘 버리는 사람이 마작의 진정한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쯔모한 패는 운 또는 우연에 의한 결과지만 패를 버리는 것은 찰나의 순간에서도 빛을 발하는 수학적인 분석에 따른 결과여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패는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지막 말은 이렇게 수정해야 합니다. “마작에서 최선의 수비는 확률로 무장한 수비다.”
5. 마작의 기본 예의
마작에 있어서 예의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승패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서 대국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하고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됩니다. 바둑을 두거나 골프를 칠 때의 기본 매너들이 모두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작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순간 여러분은 이미 지성인입니다. 굳이 불필요한 행동이나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에 두고 마작에서 필요한 매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작의 기본 매너
- 패를 섞거나 쌓을 때 성실하게 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가의 패를 엿보면 절대로 안 됩니다.
- 상대방이 타패하기 전에 패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대기 시간은 약 3초~5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 타패는 가급적 빨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쯔모 후 약 3초~5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패를 집어 던지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 화료 했을 때 “고맙다.”는 말보다 “죄송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 점수 계산은 다 같이 해서 1점이라도 누락되는 역이 없도록 합시다. 혹 누락된 역이 확인되면 다음 판까지는 이를 지급하는 게 좋습니다.
- 패를 화료했을 때 올림패를 손패 사이에 섞지 않습니다. 진팅 여부 등을 확실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실수로 올림패를 손패에 섞었다면 기본 점수 2점 이상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가 점수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 쯔모 > 타패 > 패 정렬. 이 순서를 하나의 리듬으로 습관화해야 합니다. 일단 쯔모한 패를 자신의 손패 위에 가로로 올려놓고 재빨리 전체 손패를 살펴봅니다. 자신의 패의 상태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타패를 빨리 하기 위한 요령입니다. 다음 순서가 중요한데 패를 꼭 먼저 버리고 자신의 손패를 정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 대국이 시작되면 가급적 한 손만을 사용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맙시다. 펑, 깡 등을 할 때는 두 손을 사용해도 됩니다.
- 화료한 경우, 자신의 오른쪽 공간 바닥을 올림패로 가볍게 두드리면서 끝났다는 표시를 합니다. 이때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야 합니다.
- 바둑과 달리 마작에서는 복기가 없습니다. 점수 계산이 끝나면 바로 다음 판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 점수 계산이 끝나기 전에 손패와 버린 패들을 섞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확인된 후에 패를 다시 나누어도 시간은 충분합니다.
- 고의로 반칙(점프)을 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이 너무 많은 점수가 날 것 같아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입니다. 대삼원, 대사희처럼 책임지불을 해야 합니다.
마치며
마작은 예의를 갖춘 지성인이 하는 고도의 전략게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점수를 계산하는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